『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역사 · 정치 · 경제 · 글쓰기 · 여행 등 인문학 분야의 글을 써온 작가 유시민이 과학을 소재로 쓴 첫 책이다. 유시민에게 “지적 자극과 정서적 감동을 준 과학이론, 인간과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생각을 교정해준 정보를 골라 새롭게 해석”했다. 과학과 인문학이 교차 · 통섭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저자는 과학 책을 읽으며 인문학 공부로 배우지 못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과학의 토대 위에서 다양하게 사유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온전한 공부를 하기 위해 인문학과 함께 과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회한의 감정을 실어 말한다. “다시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인문학과 함께 과학도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현재 인문학이 맞닥뜨린 위기와 한계를 뚫고 나아가려면 과학의 성취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문학은 과학으로 정확해지고, 과학은 인문학으로 깊어진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도서의 책소개
‘나’에 대한 앎이 인문학의 근본 목적이기 때문에 뇌과학이 과학 공부를 시작하려는 독자들에게 과학으로의 친숙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뇌과학은 ‘나’의 물질적 조건을 탐구함으로써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고, 이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문학의 오랜 물음을 해명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나’에 대한 관심은 다른 생명 현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고, 생명체의 존재의 의미(“우리는 왜 존재하는가”)를 밝히는 생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생명이 다양한 물질의 구성이자 작용임을 알게 되면, 원자와 분자, 소립자라는 물질의 최소단위를 다루는 화학을 공부하고 싶어진다. 그러고 나면 물질의 운동을 설명하는 물리학으로 나아가고자 하는데, 양자역학을 공부한 뒤에는 우주론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우주의 언어’이자 ‘천재들의 놀이’인 수학이 대미를 장식한다. 저자 유시민은 과학 분야를 소개하는 데 있어, 독자의 관심사 및 분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세심하게 내용을 구성, 배치했다. 과학에 문외한인 독자들도 끝까지 재미를 잃지 않고 독서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는 과학에 관한 책이지만, 저자가 오랫동안 공부한 인문학을 과학과 교섭시켜 풀어놓은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과학이론을 통해 인문학 담론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고 성찰하는데, 과학이 어떻게 인문학의 지평을 확장하는지 보여주고 저자의 생각이 참신하고 독창적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맹자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뇌의 거울신경세포를 통해 그 과학적 타당성을, 사회생물학으로 사회주의의 실패를 설명한다. 칸트의 철학을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이해하거나, 경제학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법칙’이 아니라 뇌 신경세포의 작동 방식일 뿐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저자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놀라운 통섭의 사유이다. 저자는 경제학, 철학, 동양 고전, 사회과학 등 인문학과 과학을 연결하고 결합하여, 과학의 다양한 설명 가능성과 더불어 인문학의 의미와 한계를 확장한다.
저자 유시민 소개
대한민국의 작가, 소설가 겸 방송인이자 정치 평론가, 전직 정치인이다. 1988년 창작과비평을 통해 중편소설 《달》로 문학계에 정식 등단한 이후 작가로 활동하며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을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된다. 독일로 유학을 간 이후 작가 겸 시사평론가로 활동을 하다 개혁국민정당을 창당,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며 대한민국 제16·17대 국회의원과 제44대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냈으며[17],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국민참여당 대표,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친노의 대표주자로서 큰 인기를 얻어 민주당계 정당에서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심상정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에도 불구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패배하였고, 자신이 주도했던 김해시 을 재보궐선거에서도 패배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크게 약화되었다. 이후 통합진보당 창당에 참여하여 공동대표가 되었으나 통진당 부정경선 사건으로 통합진보당에서 진보정의당(현 정의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얼마 뒤인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계 은퇴 이후에도 정의당 평당원 신분은 유지했으나 2018년 '작가 활동 전념'을 밝히며 정의당을 탈당하며 완전히 정치적 무소속이 되었다. 정계 은퇴 이후 이전부터 거꾸로 읽는 세계사 등으로 베스트셀러 경험이 있었던 것을 바탕으로 작가 활동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국가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것인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역사의 역사 등 베스트 셀러들을 다수 발간했다. 이러한 작가로서의 경력과 본인의 정치 경력, 지식 등을 바탕으로 썰전, 알쓸신잡, 알릴레오, 정치합시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현재는 작가 겸 방송인을 전업으로 하고 있다.
발췌문
과학은지식의 집합이 아니라 인간과 생명과 자연과 우주를 대하는태도이며 문과인 나도 과학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그분들께 배웠다. 어찌 고맙지 아니한가. P. 18.˝그들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스스로는 지혜롭다고 믿는 거만한 바보였다. P. 23. ‘불가능은 없다‘는 말, 멋지지만 맞진 않다. 인생에는노력해도 안 되는 게 많다. 노력한다고 해서 내가 우사인볼트처럼 달리겠는가. 리오넬 메시같이 축구공을 다루겠는가. 이창호 · 이세돌 · 신진서만큼 바둑을 두겠는가. P. 24. 인간 지성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는데, 과학이 인문학에 미친 영향이 인문학이 과학에 준 영향을 압도한다. 과학이 인문학에결과적으로 좋은 영향만 준 것은 아니다. 게다가 과학자는쉽게 인문학으로 건너가는 반면 인문학자가 과학의 세계에발을 들여놓기는 지극히 어렵다. P. 25. 인문학의 위기가 무엇인지는 그때도 지금도 분명하지않다. 파인만 같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인문학의 위기가 무엇인지 정의한 다음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을 논의합시다!‘ - 대장정 P. 26. 런 흐름은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출산 파업‘이라는말이 나올 정도로 출산율이 떨어졌고 대입 수능시험 지원자수는 급감했다. 서울에서 먼 지역의 대학부터 대규모 정원미달 사태를 맞는 현상에 언론은 ‘벚꽃 엔딩‘이라는 노래 제목을 붙였다. 벚꽃이 먼저 피는 곳부터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P. 26. 2022년도 출생 수는 25만 명에 미치지 못했다. 20년 후에는 이 아기들이 대부분 대학에 가도 정원을채우지 못한다. 지방의 대학이 멸종 상황에 들어가고 수도권 대학이 입학 정원을 줄인다면 어떤 학과가 과녁이 될까? 말할 것도 없이 인문학 분야 학과들이다. 놀랄 건 없다. 뻔히예측했던 일이니까. P. 27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생물학적으로 진화해 자신을이해하려는 욕망을 버리지 않는 한, 인문학이 사라지는 일은없을 것이다. P. 28 ‘내 몸과 똑같은 배열을 가진 원자의 집합은 우주 어디에도 없다.‘ P. 32 ‘정신은 물질이 아니지만 물질이 없으면 정신도 존재하지않는다.‘ P. 32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1473~1543)와 다윈을 공동 수상자로 추천한다. 두 사람은 ‘우리 집과 우리 엄마‘의진실을 밝혔다. 내가 누구인지 알려면 그 진실을 받아들여야한다. P. 33 16세기에 과학이 가장 높게 발전한 곳은 유럽이었다.. 그렇지만 그때는 유럽 사람들도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천동설을 믿었다. 천동설은 유치한 관념이어서 누가 창안했다고 할 수 없다. 우리는 땅이 멈추어 있다고 느낀다. 해와 달이 동쪽에서 올라와 서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본다. P. 33.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루 한 바퀴 도는 별의 움직임과 태양계다른 행성의 ‘여행‘ 현상을 천동설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괜찮았다. ‘인문학 천재‘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상계와 천상계는 서로 다른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이론으로 문제를해결했다. P. 33. 외모를 꾸미는 데 돈 쓰기를 주저한다. 기도를 들어주는 신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후 세계, 지옥과 천국, 윤회, 육체와 분리된 영혼, 구원, 영생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지성을 뽐내는 사람은 부러워하지만 돈과 권력을자랑하는 사람은 경멸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나는안다. 그러면 나를 아는 것인가? P. 47. 아리스토텔레스는 뇌과학의 역사에도 등장한다. 플라톤의 제자였고 마케도니아 왕 알렉산드로스의 과외교사였던 그는 인류 역사의 가장 두드러진 ‘인문학 천재‘다. P. 62 칸트는 자신의 시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칸트만 그런 게아니다. 어떤 천재도 자신의 시대를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한다. 칸트의 인식론은 불가지론사물이 우리의 주이다.
관과 무관하게 존재하지만 우리는 사물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이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무얼 알고 무얼 모르는지. P. 74. 어떤 이는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삼고 살지만 어떤 이는 자신에게 이로운지 여부를 먼저 따진다.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만 관대한 사람이 있고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남에게는 관대한 사람도 있다. P. 80. 사람의 자아는 각자 다를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자아 안에도 서로 다른 여러 면이 있다. 모든 자아는 복잡하고 변덕스러우며 주체적이고 괴팍하다. P. 91. 한때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예술가도 많다. 이미 이승을 떠난 이들 가운데 한 분만 거론한다. 나는 김지하시인의 글을 좋아했고 인간 김지하를 존경했다.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갇히면서도 「오적」과 「타는 목마름으로」 같은작품을 발표했으니 어찌 좋아하고 존경하지 않겠는가. 그가1991년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 당장 걷어치워라˝라는칼럼을 발표했을 때는 실망했다. 대학생이 거리 시위를 하다가 경찰의 곤봉에 맞아 죽고, 퇴행을 거듭하는 정치 현실에분노한 청년들이 분신 투신으로 연이어 목숨을 끊는 때였다. P. 105. 가장 재미있게 읽은 과학 책은 『코스모스』다. 이미 여러 번읽었고, 앞으로 또 읽을 것이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른 맛이 난다. 세이건 선생은 그 책에 20세기가 끝나가던 시점까지 인간이 자기자신과 생명과 우주에 대해 알아낸 중요한 사실을 추려 담았다. 운명적 문과도 이해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감동을 느낄만한 과학 정보를 들려주었다. 무인도에 책을 한 권만 가져갈 수 있다면 나는 그 책을 선택할 것이다. 밤하늘·별·바다·풀·나무·새·구름·바람·비가 모두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 고독을 견디는 게 수월해질 테니까. P. 114. 사회다윈주의는 ‘열등한 개체‘를 제거함으로써 사회를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 우생학과 결합했다. 민족 또는 국가의 번영을 최고 가치로 내세운 전체주의 사상과 손잡았다. 인종차별과 노예제도를 정당화하는 이념의 도구가 되었다. 사회다윈주의와 우생학의 종착점은 유럽 유대인 600만명을 죽인 나치의 홀로코스트였다. P. 123. 복하는 것을 열성性이라고 한다. 모든 유전자는 가장 먼저대립유전자와 경쟁한다. 그렇지만 유전자는 목적의식을 가진 행위 주체가 아니다. 단지 잘 흩어지지 않는 염색체의 조각일 뿐이다.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P. 128 ㅡ‘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타인·사회·국가·종교·신, 그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P. 158. ˝집단에는 양심이 없다. 개인들이 인종적·경제적 · 국가적 집단으로 뭉치면 힘이허용하는 일은 무엇이든 한다. 집단은 크면 클수록 더 이기적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P. 176. 화학자들은 물질의 성질과 변화를 연구하는 과정에서원소의 성격을 파악해 행동방식이 비슷한 원소를 그룹으로묶었다. 그게 주기율표다. P. 215.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자의 운동은 확률로 기술할 수밖에없다. 이것이 ‘불확정성 원리‘의 요체다. P. 226. 거대한 천체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세계에서는 매우작은 측정 오차가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예컨대 지구 자전속도는 적도 기준 초속 465미터로 음속보다 빠르다. 공전속도는 초속 30킬로미터나 된다. 태양은 우리 은하의 수직축을 2억 5,000만 년에 한 바퀴 도는데 공전속도가 무려 초속200킬로미터다. P. 250. 엔트로피 법칙은 내게 ‘세상에는 아무리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거부할 수없는 것은 순순히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그 충고를 받아들이면 열정을 헛되이 소모하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
'도서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점 푸로스퍼로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23 |
---|---|
밤, 네온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22 |
운명의 꼭두각시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22 |
파브르 식물기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21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20 |
데미안(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20 |
어느 날, 내 죽음에 네가 들어왔다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19 |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0) | 2023.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