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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밤, 네온 도서의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by Phil_Lab 2023.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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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네온

 

평범한 일상에서 섬뜩한 인간 존재의 밑바닥으로 삶의 불안과 트라우마를 포착하는 잊을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서스펜스 스릴러. 《밤, 네온》은 그러한 작가의 정수를 담은 작품 아홉 편을 모은 소설집으로, 미국 사회의 위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다 충격적인 결과를 맞는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모아놓은 태피스트리다. 일상적 요구가 어떻게 존재를 그 한계까지 밀어붙이는가에 대한 이 이야기들은 미국의 정체성을 적나라하고 정직하게 탐구한다.

 

 밤, 네온 도서의 책소개

미국 문학의 아이콘이자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어온 조이스 캐럴 오츠의 단편집. 오츠는 장편소설, 단편소설을 비롯하여 시, 에세이, 비평 등 문학 전 분야에 걸친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미국 사회의 모습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계급투쟁, 인종차별, 여성 혐오 등의 갈등을 다양한 형식으로 다뤄왔다. 커커스리뷰는 《밤, 네온》에 대해 “어떤 이야기보다도 '악몽'이라는 말이 어울린다”라고 썼다. 평범하게 시작되어 한순간에 끔찍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악몽처럼,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장면으로 시작해 서서히 괴이하고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귀가하는 길에 우회 표지판을 만나 길을 따라가다가 사고가 난 후, 도움을 청하기 위해 낯선 집에 불쑥 들어가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우회하시오〉와 친구 병문안을 위해 오래전에 살던 도시로 돌아왔다가 어딘가 익숙하지만 낯선 남자를 따라 홀린 듯 그의 작업실로 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원한다는 것〉과 같은 작품이 특히 그렇다. 지극히 평범한 것 같았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표면에 생긴 사소한 균열이 서서히 벌어지며 그 아래에 있던 어둡고 섬뜩한 밑바닥을 드러낸다.

 저자 조이스 캐롤 오츠 소개

미국의 가장 위대한 동시대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시러큐스 대학 재학 중이던 19세 때 〈구세계에서〉로 대학 단편소설 공모에 당선됐다. 1964년 《아찔한 추락과 함께》로 등단한 이후 50편이 넘는 장편과 1000편이 넘는 단편을 비롯해 시, 산문, 비평, 희곡 등 거의 모든 문학 분야에 걸친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부조리와 폭력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의 삶을 예리하게 포착해왔다. 위스콘신 대학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고 1962년부터 디트로이트 대학에서, 1978년부터 프린스턴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쳤으며, 현재도 프린스턴 대학 인문학부의 특훈교수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1967년 〈얼음의 나라에서〉와 1973년 〈사자(死者)〉로 오헨리상을 받았고, 1970년에는 《그들》(1969)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1996년 《좀비》로 브램스토커상, 2005년 《폭포》로 페미나상 외국문학상을 받았다. 《검은 물》(1992), 《내 삶의 목적》(1994), 《블론드》(2000)로 퓰리처상 후보로 지명된 바 있으며, 특히 2004년부터는 영미권의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 《흉가》 《카시지》 《카디프, 바이 더 시》 등이 있다. 《밤, 네온》은 미국 사회의 위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다 충격적인 결과를 맞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독창성으로 풀어낸, 섬뜩하고 수수께끼 같은 단편 아홉 편을 엮은 단편집이다.

 발췌문

P. 11. 봄에는 너무 이른, 3월 중순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눈부시게 하얀 햇빛이었다. 게다가 흙이 녹으며 되살아나는 축축한 냄새, 너무 빠른. 그 결과 애비게일은 현기증을, 비현실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진처럼 땅 자체가 흔들리는 감각이 그녀가 운전하는 자동차 바퀴 아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익숙한 길에서 전해지는 듯. 앞을 응시하며 경악했다. 도로를 막고 샛노란 표지판이 서 있었다. ‘우회하시오.’  P. 121~122. 안녕하세요! 소더비에 어서 와요! 들어오세요. 보다시피 자리는 지정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비공개) 경매는 최고의 수집가들에 한정됩니다. 그리고 나는 제일 중요한 출품작이에요. ‘미스 골든 드림 1949’. 즉 유례를 찾기 힘든, 특별하고 하나뿐인, 3차원의 살아 숨 쉬며 플라스마가 주입된 ‘플라스티플루토늄럭스 미스 골든 드림 1949’. 대량생산된 게 아니고. ‘복제’된 것도 아니며. 그저 나일 뿐. 나의 진짜 DNA에서 (재)창조된.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미녀 사진이자 《플레이보이》 역사상 가장 유명한 화보. 그리고 20세기 최고의 섹스 심벌로 대중의 칭송을 받는. 의심스러워요, 대디? 연단으로 가까이 와봐요. (아니, 대디, 연단에 올라오지는 말고!) 직접 봐요. P. 193. 정말 그렇다. 그녀 삶의 큰 약점이 그것이다. ‘원한다는 것’. P. 254. (어쩌면 이 모든 관찰은, 이것이 관찰이라면, 우연의 일치일 뿐인지도 모르지. 네가 우려할 일은 전혀 없고, 혼자 사는 여성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세상에서 혼자 사는 여성의 걱정일 뿐인지도 모르지. ‘혼자 사는 것’이 뻔뻔하고 여자답지 못한 선택이라도 되는 듯한 세상이지만 선동에 나서는 성향이 아니니, 너는 항변하지 않을 거야.) P. 299. 지옥에서 그들은 함께다. 한때는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이제는 추억 속에서만 아름다운 서로의 몸을 문대며, 지옥에서 그들의 아름답고 매끄럽던 젊은 신체가 복원된다. 가장 강렬한 열망이 차갑고 끔찍한 공포로 뒤덮이는 꿈에서처럼 그들은 이를 드러내며 서로를 찢어발기고 그들의 신체가 똬리 튼 뱀들처럼 함께 몸부림칠 것이다. 그들은 서로를 향한 욕망의 끝에 결코 도달하지 못하고, 서로에게서 풀려나지도 못할 것이다. P. 341. 어스름, 가슴 아픈 시간. 강물 위에서 천천히 기울던 빛이 눈처럼 녹아내린다. ‘네온’이 시작되는 시간. 갑작스럽게, 미묘하게. 길고 눈부신 낮 내내 기다린 사람이 아니면 알아채는 사람은 거의 없다. P. 438. 그리고 줄리애너에게는 아름답고 신비한 곳, 다가가면 폭포 네온이 나타나는 기러기 주점 같은 곳. 혹은 금빛 간판이 번뜩이는 토끼풀 여관 같은 곳. 붉은 네온, 푸른 네온, 서너 가지 몽환적인 푸른색들의 네온이 있는 곳. 밤, 네온. 서로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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